[KBL Talk] 전술통계로 파헤쳐보는 부산KT의 문제점

부산 KT는 지난 3월 10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93-97로 패했다. 경기 기록으로만 봐서는 KT와 KGC의 경기력 차이가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공격전술의 스타일이 양팀에게서 많이 차이가 났던 경기였다.

KGC는 외인을 통한 포스트업/아이솔레이션으로 공격을 많이 풀어나갔던 반면, KT는 허훈을 이용한 픽앤롤 플레이와 트랜지션을 통해 경기를 운영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양팀의 주 득점루트의 효율성이 KGC가 KT에게 앞섰고, 이것이 KGC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렇다면 KT가 주로 사용했던 공격전술의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자.

- 부산 KT가 주로 사용했던 공격전술의 문제점

안양 KGC 플레이 타입 (클릭해서 확대)

부산 KT 플레이 타입 (클릭해서 확대)

공수 양면에서 실패했던 스몰라인업
KT는 센터 포지션 선수를 사용하지 않는 스몰라인업으로 경기의 대부분을 풀어나갔다. 경기 초반 허훈에게 볼핸들러 역할을 맡겨 슈팅공간을 만드는 것을 주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허훈을 이용한 픽앤롤 공격은 번번히 실패했고 (10회의 시도 중 2회 성공), 오히려 역으로 트랜지션 상황을 상대적으로 잘 살렸던 KGC에게 큰 점수차를 허용하며 전반을 마무리한다.

턴오버를 남발한 트랜지션
스몰라인업의 장점은 빠른 템포를 가져가기에 유리하다는 건데, 대표적인 예로 트랜지션상황을 스몰라인업의 스피드로 잘 살릴 수 있다. KT는 이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는 성공했으나 득점으로 마무리짓는데 애를 먹었다. 1쿼터와 4쿼터, 연장전 최악의 트랜지션 효율을 보여주며 자멸했다. (20번중 4번 성공) 그리고 이 중 턴오버의 비율은 25%나 된다.

이유는 KGC 역시 스몰라인업 위주의 팀컬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KT는 스피드의 장점을 오히려 상대보다 살리지 못하고 빈번히 KGC의 빠른 수비에 막히는 모습을 남발했다. 또한 트랜지션을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무리한 패스/돌파와 함께 슈팅난조로 많은 공격기회를 날려버렸다.

경기 내내 부실했던 페인트존 장악력
KT는 가뜩이나 백투백 경기로 피로감이 극심했던 KGC에게 페인트존에서 오히려 자주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KGC는 경기내내 부산 KT와의 빅맨 매치업에서 승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승원과 애드워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공격리바운드 양선수 합계 11개). KT의 프론트코트진들은 운동능력이 좋은 문승원과 애드워즈에게 계속해서 골밑 자리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KGC는 2차 공격에서마저 집중력을 발휘해 다시 얻은 공격기회들 중 절반을 성공시켰다(8번의 공격시도중 4번 성공).

그리고 연장전 결정적인 상황에서 KT는 공격리바운드를 2번이나 따내고도 모두 득점으로연결짓지 못했고, 이후 시간대에서 또다시 슈팅난조를 보이며 자멸한다.

반면 연장전 공격리바운드를 따낸 KGC는 박지훈의 결정적인 3점이 터져나왔고, 이후 시간에 쫒긴 KT에게 연속해서 자유투를 얻어내며 게임을 승리로 가져가게 된다.

- 왜 이토록 밀렸을까?

저스틴 에드워즈, 25 Pts 14 Reb 5 Ast
성공을 거둔 KGC의 에드워즈 활용법
KGC는 경기 초반 테리를 주 공격옵션으로 사용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이후 에드워즈를 투입시켰는데,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에드워즈의 포스트업과 아이솔레이션 빈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득점성공 또는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2차득점을 많이 만들어냈다.

또한 에드워즈는 경기 내내 공격 리바운드 참여과정에서 허슬을 발휘해 KT의 빅맨들을 괴롭혔다. KT의 빅맨들은 수비 리바운드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애를 먹었다. 이것이 기록지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단신 포인트가드 댄트몬의의 리바운드 갯수가 무려 6개이다. 즉 컨테스트 과정에서 경합이 격력하게 일어났고 센터들이 잡지 못하고 페인트존 근처의 선수들에게 공이 2차적으로 많이 갔던 것이다.


팀내 최다득점을 올린 덴트몬(22Pts), 그러나..
덴트몬은 4개의 3점슛을 포함하여 22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내 공헌도 2위를 기록했다. 

경기초반 허훈이 부진하자 서동철 감독이 후반에 꺼내든 카드는 댄트몬과 랜드리를 이용한 투맨게임이었는데, KGC의 수비를 나름 꿰뚫는데 성공하고 점수차를 좁혀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갔다. 그러나 이후 그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수비에서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긴 채 코트를 빠져나와야 했다.

덴트몬은 4번의 3점슛을 시도하는 동안 13번의 시도가 있었고, (성공률 30%)이는 결코 좋은 수치가 아니다. 물론 볼 흐름이 죽은 상황에서 시간에 쫒겨 시도하는 3점슛이 포함되었다곤 하나(3회), 그렇지만 대부분의 샷설렉션은 시간에 쫒긴 샷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덴트몬의 3점불발은 KT 입장에서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또한 덴트몬(3/14)을 비롯한 허훈 (3/9) 양홍석 (1/6), 랜드리 (1/3)의 3점 불발이 KT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덴트몬/양홍석이 총 8회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허훈 0회) 상대에게 턴오버에 의한 득점을 17점이나 내주고 만다. 특히 연장전 마지막 상황에서 랜드리의 결정적인 와이드 오픈 3점실패는 KT의 추격희망이 종료되었음을 선고했다.


추격에 발목잡힌 자유투 성공률
KT는 총 36번의 자유투를 얻어내 21번의 성공으로 58%의 자유투성공률을 기록했다. 자유투를 계속해서 흘리는 경기는 승리를 얻어낼 수 없음을 이때까지의 경기들이 증명해왔듯이, KT는 KGC보다 약 2배나 많은 자유투를 얻어냄에도 불구하고 추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자유투는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득점원이다. 그렇기에 점수차를 추격하는 팀 입장에서는 아주 소중할 것이다. KGC 역시 많은 자유투를 흘리며 추격의 기회를 제공했으나(에드워즈 자유투 5/10), KT역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자유투를 계속 놓치고 말았다. 추격의 기회가 계속해서 있었으나 살리지 못한 셈.

KT는 시즌 자유투성공률 71.7%를 기록하며 팀 전체 4위에 올라있다. 전체적으로 평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KGC와같은 경기를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플레이오프를 앞둔 KT에 대한 서동철 감독의 고민 또한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 점 역시 KT에겐 하나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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