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와 부산KCC 매치로 보는 전술통계와 팀컬러

창원 LG와 부산 KCC의 매치가 일요일 있었다. 3시간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는데, 확실히 창원의 열기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 NBA로 치면 유타나 토론토쯤의 인기가 되는것 같다. 물론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농구열기가 뜨거운 도시중 하나 아닐까 싶다.

창원 LG 현주엽 감독은 높이를 이용해서, KCC의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스피드를 이용해서 각자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양팀의 팀컬러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LG는 백투백 일정을 소화중이라, 피로도가 아마 극심했을 것이다. 다행이 세이커스 홈이라는 점이 꽤 다행이다. 창원LG는 홈경기에서 20승 7패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승률을 18-19시즌 보내는 중이다. 이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KBL은 연고지에 상관없이 선수단이 전부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다. 홈이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부산 KT, 전주KCC, 창원 LG) 시즌 레이스에 더 피로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LG는 백투백임을 감안하고, KCC는 트랜지션과 스피드에 우세한 팀이기에, 승부가 팽팽하거나 KCC쪽으로 기울거라고 생각했다. 직관을 가서 확인해보자.

창원실내체육관 (창원 LG 세이커스 홈구장)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관중들이 하나 둘 모인다. 앞이 아파트 단지다. 구장위치 너무 좋다.
어린이들 데리고 오기 딱 좋은 날씨다. 관중들 대박 많다. 1,2층은 다채우고 3층이 조금 듬성듬성 있는 정도? 일요일이라 해도 관중들이 타 구장에 비해 정말 많은 수준이다. 아무튼,

경기 결과를 살펴보면, LG가 KCC를 연장까지 끌고가서 90-82로 이겼다.

창원 LG 플레이 타입
전주 KCC 플레이 타입
창원 LG가 속도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심지어 171cm 용병 킨이 있었는데도, 김시래와 조성민이 킨을 너무 잘 제어해줬다.

즉 전반적으로 양 팀은 신장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경기템포를 비슷하게 가져갔다. 조금 다른 점은 하승진을 20리바운드로 내버려뒀다는 점. 이 부분은 백투백 일정 때문에 리바운드 경합과정에서 발이 너무 무거웠다고 한다. (김종규 선수) 그래도 하승진을 6득점 자유투 1번 허용으로 공격에서 잘 묶었다. 하승진을 이용한 컷인 플레이를 간간히 시도했으나, 거의 실패했다.

KCC가 2쿼터까지 쭉 리드하고 있었는데, 이걸 LG가 3쿼터에 추격했다. 공격흐름을 너무 잘 탔다. 그레이 3점으로 시작해서 KCC가 2점낼동안 9점 뽑아내면서 순식간에 1점차로 3쿼터 마무리했다. KCC는 마무리가 너무 아쉬웠던게, 쿼터종료 30초 남기고 3점슛 허용하고, 그다음 공격 턴오버에 속공실점으로 마무리됐다.

4쿼터에는 KCC가 다시 집중했는데, 슈팅파울 엄청나게 얻어내면서 주전 맴버 4명을 파울트러블로 만들었다. 조성민은 8분에 퇴장당했다. 김종규, 강병현, 그레이 전부 파울트러블에 걸렸을 때 현주엽 감독의 선택은 1반칙이었던 메이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메이스의 포스트업을 주 공격옵션으로 활용하면서, 수비에서 파울이 없는 적당한 프레셔 수비를 가져갔는데, 이게 잘 들어먹혔다. KCC는 높이에서 애초에 딸리므로 림어택보다는 미드레인지 점퍼를 많이 가져갔고, 잘 안들어갔다. 결정적으로 메이스의 골밑 포스트업을 못막았다. 경기종료 30초전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어내면서 점수차를 2점으로 달아났는데, 이정현이 터프한 드라이브인으로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연장전 갔다. 내가가는 게임은 왜 연장전을 많이 갈까..

김종규 선수 말로는 굉장히 연장전에 집중력을 엄청 발휘했다고 하는데, 이게 기록지에서도 그리고 영상에서도 나타난다. 보통 연장전에서는 10점 이내로 점수가 뽑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1) 수비가 터프해진다.
(2)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고조된다.
(3)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부담된다.

그렇기에

1) 공격이 잘 안풀리는 경향이 많다.
2) 심판콜이 터프해진다.

즉 연장전은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LG는 이날 연장에서 무려 13점이나 만들었다. 거의 지배했다.

연장전 김시래 활약을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 선수가 엄청나게 극찬했다. 김시래는 연장전에서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스팟업 슈팅들을 다 마무리했다. LG는 이원대 스팟업과 김시래 드라이브인으로 연장전에서 5점을 먼저 뽑으면서 달아났다.

또한 시간이 1~2분 남았을 때 LG의 메이스랑 김시래가 오펜시브 리바운드를 차례대로 잡아줘서 게임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할 수 있었다.

KCC는 지독한 야투난조를 계속해서 이어져서 졌다. LG는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KCC한테 우세한 모습을 보였는데, 백투백 일정에 팀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투지가 불타오른 점이 인상깊었다.

KCC의 연장 경기력에 대해서 조금 아쉽다고 느끼는데, 우선 트랜지션 기회를 3번 중 1번밖에 살리지 못했다. 킨이 1~2분 남짓한 상황에서 점수차에 부담을 느껴 빠른 공격을 계속해서 가져갔는데, 점퍼가 계속해서 빗나가면서 LG한테 포제션을 계속 내줬다. 연장 스코어는 13-5로 완전 밀렸다.

결론

LG는 하승진을 제어하지 못했고, KCC는 스피드를 활용한 게임을 하지 못했다.

현주엽 감독님과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님이 각각 경기 전 준비한 것들중 저런 것들을 놓쳤다. 다만 LG가 근소하게 앞섰다고 생각하는건, 후반전 선수들의 슈팅 집중력이다. KCC의 야투율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약해지면서 결국 점수차를 다 따라붙고 연장가서 대패했다.

원래부터 LG가 높이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팀이기에, KCC는 스몰라인업의 이점을 잘 살리려고 준비했으나, 오히려 스피드에서 LG가 안밀리면서 게임을 가져갔다. 백투백 경기를 치뤘으나 선수들 투지가 엄청 발휘됐다. 게임 종료 후 김종규선수는 후반전 어떻게 본인이 게임을 했는지 기억이 안날만큼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관중들이 너무 많아 홈버프가 있다고 한다.

하승진이 백투백으로 피곤한 LG빅맨들과 잘 싸워줬다. 다만 (하승진의)세컨리바운드가 득점으로 연결이 안된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
+ 메이스를 후반전에 제어하지 못했다.

- 이 경기로 창원 LG 18-19시즌 3위 확정
- 창원 LG 홈 극강 증명됨. 리그 1위 홈승률 (21승 7패)
- 창원 LG 선수들 너무 강함. KCC 선수들 역시 잘함. 그런데 KCC가 높이에서 밀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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