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드레이먼드 그린에 대하여, NBA 최고의 수비수이자 더티플레이어 (2/10)

경기 중에 어떤 선수가 눈에 띄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 시청할때는 현란한 드리블패턴, 롱레인지 3점등이 눈에 띄고, 경기를 순수하게 볼 땐 코트비전, 순간 판단력(결정력), 샷설렉션등이 눈에 띕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앞서 예시로 든 선수를 판단하는 데 많이 부합하는 요소가 없는 선수입니다.

Draymond Green
드레이먼드 그린이 이번 시즌(2018-19) 주로 해왔던 공격/수비에서의 활약을 살펴보면, 

1) 탑에서 공을 잡고 오프볼 스크린을 받는 슈터들에게 패스 or 컷 패스
2) 팀원들의 위치를 전부 파악할 수 있음. 
3) 전포지션 매치업을 나름 소화가능
4) 픽앤롤 수비의 판단과 이해도가 상당히 높음.

1. 공격에서 화려하진 않다.

공격에서 이 선수의 득점력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공격옵션이 커즌스/듀란트/커리/탐슨에 밀려났기 때문인데요, 그린이 시즌을 거듭하며 (1)번과 같은 공격역할을 맡는 이유도 그 이유 때문일겁니다. 높은 코트비전과 팀원들의 위치를 전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1)번의 역할에 딱 맞는 역할이죠. 하지만 이런 패스들은 각도와 세기가 조금만 엇나가면 턴오버를 유발하기 딱 좋은 도전적인 패스입니다.

18-19 시즌 최악의 3점 성공률 (.265%)도 올 시즌 낮아진 평균득점에 한몫합니다. 16-17(.308%) 시즌과 17-18(.301%) 시즌에 비교해봐도 5푼 가량 떨어졌죠. 특히 팀이 73승을 달성했던 15-16시즌에는 .388의 3점성공률을 달성했습니다. 웬만한 슈터랑 비교해도 비빌 수 있는 성공률이죠. 올시즌 폼이 상대적으로 급격히 하락한게 보입니다.

2. 그린이 수비에서 가지는 강점은 무엇인가?

- 포스트업 수비
상대방의 포스트업을 수비할 때 포인트는 상대의 드랍스텝, 접촉의 리듬에 맞춰 몸을 반응시켜줘야 하죠. 그린은 상대방의 바디벨런스와 리듬을 읽고 맞추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나쁜 예시를 들어볼까요? 필라델피아 조엘 엠비드는 보스턴 호포드의 포스트업에 잘 대응하지 못합니다. 호포드가 철저히 파워를 접촉에 집중하고, 변칙적인 스텝을 가져가는 것에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호포드보다 체격이 큰 같은 팀 아론 베인즈에겐 오히려 밀리지 않습니다. 이처럼 매치업의 체격 우위와는 상관없이 상대의 벨런스와 리듬을 읽고 본인의 리듬을 맞춰나가는 것도 포스트업 수비의 한 전략이죠.

- 손을 이용한 적당한 더티플레이
그린의 수비를 보시면 손을 디나이디펜스 하듯 공격자의 실린더에 가져다 놓습니다. 상대가 포스트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접촉 리듬의 엇박에 손을 계속해서 가져다 대며 상대 리듬을 흐트려놓고 방해하죠. 리바운드에서도 손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훌륭한 더티플레이를 바라보는 관점 중 하나가 박스아웃에서 어떤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컨택을 하느냐죠.

심판 콜과 합법적인 견제 사이에 철저히 선을 맞춰 플레이합니다. 말이 쉽지, 굉장히 감각적으로 판단해야할 부분이자 조금만 선을 넘으면 콜이 불리기 때문에 어려운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또한 이 부분 때문에 선수들이 드레이먼드 그린과의 매치업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끈적한 신체접촉과 샷 컨테스트
드레이먼드 그린은 수비수의 돌파를 유연한 사이드스텝+바디컨택으로 수비합니다. 신체상부의 무게중심을 수비수쪽으로 살짝 이동시켜 적절한 접촉과 함께 상대방의 스텝을 다 따라가버리죠.

온볼러의 전진스텝을 사이드스텝으로 따라가는데 있어 앞서말한 그린과 같이 신체접촉이 있으면 수비의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스텝과 바디컨택 두가지를 동시에 집중해야 하며, 페이크 동작 한번에 오픈이 나오거나 공간이 생기기 굉장히 쉬워지죠.

이런 수비난이도를 소화할 수 있는 그린은 온볼러의 스텝을 따라가는데 오롯이 집중하며 수비수와 컨택하는 스킬이 터득되어 있는 선수입니다. 추가적으로 볼핸들링을 까다롭게 하며 시야를 가리는 손을 이용한 적절한 방해동작 역시 수비에서의 타고난 감각이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이건 스틸의 수치에서 나타나는데, 경기당 평균 스틸수치가 1.5개입니다. 패싱흐름과 볼핸들리블 리듬,타점을 읽는데 있어 무서운 집중력을 가졌음이 스탯에서도 여실히 드러나죠.

샷 컨테스트로 가볼까요?

그린은 블락수치가 1.1로 평균적인 샷블라커에 가깝습니다. 평균적인 윙스팬으로 최대한의 컨테스트를 가져가는게 그린의 장점이라볼 수 있겠죠. 가드들의 빠른 샷릴리즈와 높은 타점에서 쏘아올리는 포워드들의 풀업점퍼를 평균적인 윙스팬을 가진 그린은 그래도 최대한의 컨테스트를 가져갑니다.

그린의 샷 컨테스트에 대해 살펴보면, 점프하며 컨테스트하는 손과 무게중심만 극단적으로 수비수를 향해 뻗습니다. 이러면 점프력이 높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공격자를 견제할 수 있고, 만약 공격수가 페이크 동작후 돌파시 착지후 스텝을 따라가는데 한타이밍 빠르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견제동작과 리커버리 사이드 스텝을 둘다 효율적으로 가져가는 아주 영리한 컨테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은 요즘 이 동작에서 파울관리를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컨테스트의 높이 자체는 아까도 말했듯이 높지 않기 때문에 블락에는 별로 정석적이진 않습니다. 다시말해 슛을 허용하는 것 자체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공격자의 슛이 성공하면 수비는 실패한거죠. good defense, better offense입니다.

아무튼 결론은 그린은 수비에 있어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점입니다. 스몰라인업 구성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크랙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몰라인업 디펜스의 단점을 완벽히 매꿔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중요한 자원중 하나입니다. [스몰라인업 디펜스의 단점] 을 소주제로 골든스테이트가 성공한 이유에 대해 글을 썼었는데,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격에 있어 약점은 이전시즌부터 거론됐었는데, 지금까지 폼이 회복되질 않고 있네요.

+ 여담. 트래쉬토크
드레이먼드 그린은 수비에서 상대 공격수들에게 많은 트래쉬토크를 가져갑니다. 가장 애용하는 트래쉬토크(?)로 Scared(쫄았냐)란 어조의 표현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구요. 문제점은 그린도 공격에서 올 시즌 많이 떨어지다 보니, 역으로 이 트래쉬 토크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새깅 당함>3점 슛 가져감>실패>트래쉬토크 당함 이 패턴이 많이 시즌 중반까지 보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그린의 3점 슛 폼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득점력과 야투 감각이 올라온 느낌이라 그린 입장에서 다행이겠네요. 본인이 하는 트래쉬토크를 역으로 당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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